유명한 담벼락

개발 공부 1년차 & 인턴 3개월 차의 회고

by 담담이담

개요

나는 뼈문과 출신으로 “공학”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러다 2021년 중반에 컴공 출신 애인을 만나게 되어 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그 해 11월에 전과 신청을 하고 사범대에서 공대로 전공을 변경했다. 22년에 컴퓨터공학과 전공 공부를 시작했고, 모든 전공 과목에서 A대 성적을 받았지만..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해본 적은 없었다. 개발자가 뭐하는 직업인지 모르겠고 개발이 적성에 맞는지도 모르겠어서 작년 9월 프론트엔드 부트캠프에 들어가 6개월의 과정을 마쳤다. 부트캠프 합류하기 전엔 깃허브도 제대로 사용할 줄 몰랐다 ^^ 

 

1년 동안 개발 공부를 하며..

나는 개발자를 하고자 컴퓨터공학과로 전입한 건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바라봤던 교육계에 대한 꿈이 모호해지던 시점에 프로그래밍을 접하게 됐다. 22살, 부족함으로 가득한 거 같지만 뭐가 부족한지도 명확히 모르겠던 시기였다. 누가 내게 무엇이 부족하다고 말해줬으면 했지만, 성인이 되고나서 명확한 피드백을 받을 기회는 점점 줄어들었다. 그러다 프로그래밍을 처음 접했을 때, 에러 메시지를 통해 내가 틀린 부분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수정해나가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꼈다.

 

그러다가 1년 전 처음으로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시작했다. 학교 성적만 좋으면 무엇하는가.. 개발의 개도 몰랐고, 개발하는 게 재밌지도 않았으며 힘들었다. 프로그래밍이 답이 정해진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하나의 기능, 컴포넌트를 구현하는데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코드를 봐도 다들 초심자인지라 더 혼란스럽기만 했다.

 

답이 정해진 입시나 학교 공부만 해오던 나는 멘붕에 빠졌다. 게다가 완벽주의까지 있어.. 내가 못하는 걸 받아들이는 게 힘들었다. 함께하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었지 그게 아니었다면 도망쳤을지도 모르겠다.

 

입시 때도 성과에 대한 압박을 많이 받는 편이었는데, 개발 공부를 하면서도 굉장히 압박을 받았다. 그럴 때마다 너무 잘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일단 시작한 다음 개선해나갔다. 내가 지금 도달하지 못하는 상태에 대해 집착하기보다, 지금 당장할 수 있는 일을 했다. 매일 일기를 썼고, 불안해서 잠 못드는 시간에 해야할 일을 했다. 그렇게 서서히 성과에 대한 압박감과 불안 장애를 극복해나갔던 거 같다.

 

인턴의 시작

부트캠프 수료 후 학교에 복학해, 연합 창업 동아리에 들어가게 됐다. 프로젝트 팀 빌딩시, 창업 경험이 있는 기획자에게 같은 팀을 해보자는 제안을 받게 되었다. 그 때 당시 기획자이자 현재 회사 공동대표는 소개팅 어플로 65,000명의 유저를 얻은 대학생 창업자였다. 새로운 사업을 해보고자 한다는 그의 말을 시작으로 지하 아이돌 팬들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8월부터 사무실에 출근하기 시작했고, 9월부터는 학점 인정을 받으며 인턴 신분으로 일하게 되었다.

 

인턴으로 3개월을 보내며..

인턴으로 일하면서 내가 과한 압박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회사도 내게 기대하는 바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작은 회사에서 일하다 보니, 내가 개발한 부분이 바로 사용자에게 반영되어 자연스레 책임감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내가 꼭 제일 잘 하는 사람일 필요는 없다는 점에서 안심이 된다. 나보다 잘하는 개발자가 있고, 막힐 때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다행이다. 회사에서 신입은 그런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 살면서 내가 부족하다는 것에 너무 자괴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운 사람들과 시작한 회사 생활이기 때문에 가끔 회사라기보다는 사이드 프로젝트의 연장선 같을 때도 있지만, 너무 편하게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현재 졸업 프로젝트와 다른 일을 인턴과 병행하다 보니, 회사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거 같음에도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11월 중순부터는 개발 공부와 회사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거 같다.

 

마무리

삶에서 나를 잘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성장과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프로그래밍을 통해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무기력증에 빠졌던 시기에 처음으로 파이썬을 공부하며 무언가에 집중하는 시간을 늘려갔다. 또한, 개발을 공부하며 오랫동안 극복하지 못했던 성과에 대한 압박을 이겨나갔다. 내가 왜 새로운 일을 하기 어려워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모든 일을 처음부터 잘할 수 없는데, 나는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무언가를 잘하지 못하는 상황을 힘들어하기에 자연스레 그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에 집중하지 못했다.

 

약한 멘탈 덕분에 20대 초반부터 25살인 지금까지 쉬운 게 하나 없었다. 하지만, 여러 어려움들을 극복해나가면서 나는 어떤 어려움도 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많은 어려움들이 날 기다리고 있지만, 무너지더라도 계속해서 일어나면서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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